치매 증세를 보이던 시어머니가 알고 보니 연기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에 빠졌다는 며느리의 사연이 전해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매라고 거짓말하고 6개월을 연기한 시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두 자녀를 둔 결혼 13년 차의 40대 여성이다. A씨는 "남편과는 갈등 없이 평범하게 지내는 편인데 작년부터 인생이 크게 꼬였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작년 이맘때쯤 남편이 엄마가 자꾸 밥 먹은 걸 또 먹었다고 하고 전날 일도 기억 못 한다며 병원 한번 모시고 가봐야 할 것 같다고 울먹이며 말하더라. 당시엔 저도 진심으로 걱정했다"고 말했다.
1958년생인 시어머니는 병원에서 경도인지장애 초기 진단을 받았지만, 고혈압 약을 먹는 것 외에는 별다른 지병이 없었다. 계모임과 복지센터 활동도 하며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영위했고, A씨 부부와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했다. A씨는 일주일에 4번 시어머니를 돌보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시어머니는 수시로 A씨 집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은 다음 날에도 "며느리가 굶겼다"고 말하거나, 방에 들어서자마자 물건을 집어 던지며 "누구세요?"라고 묻기도 했다. 때로는 A씨를 보고 "얘 이상하다. 자꾸 내 물건 숨긴다"며 지갑이나 약이 없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남편은 "혹시 엄마 물건 건드린 거 있어?"라며 A씨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엄마가 요즘 불안해하신다"고도 했다.
하지만 어느 평일 오후 A씨는 집에 급히 들렀다가 시어머니가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다. "눈빛도 말투도 너무나 정상이었다"는 A씨는 불길한 예감에 거실과 주방에 몰래 홈캠을 설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홈캠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겼다. 외출 후 신발과 양말을 정리한 시어머니는 여느 때처럼 유튜브와 드라마를 시청하며 평범하게 행동했다. 그러나 A씨가 집에 들어오는 순간, 시어머니는 눈을 치켜뜨며 "나 누구야? 나 여기 왜 있어?"라고 했다.
또 다른 날에는 아들 앞에서 "아이고, 약 또 안 먹었네"라고 말하더니, 부부가 출근하자마자 혼자서 약을 챙겨 먹었다. 심지어는 "이러다 재산 빼앗기겠어. 정신 놓고 살아야 며느리가 못 건들지"라는 혼잣말도 했다.
A씨는 "그동안 간병한 건 뭔가 싶고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더라. 증거 확보하고 남편에게 영상 보여줬는데 처음엔 안 믿더라. 드라마 타임 맞춰서 연기 시작하는 모습, 약 복용 체크하는 모습, 저에 대한 모함이 담긴 장면을 보고 남편도 결국 무릎 꿇었다. 저희 부부 껴안고 오열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시어머니는 A씨 집에 발도 못 들이고 있고, 남편은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A씨는 현재 시어머니의 가스라이팅에 대한 위자료 소송을 준비 중이지만, 남편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린다고도 전했다.
누리꾼들은 "현직 119구급대원인데 보통 아들만 있는 혼자 사는 할머니가 저런 쇼 많이 한다" "시어머니 이상한 거 맞는데 저걸로 위자료 소송 걸겠다는 사람도 정상으로 안 보인다. 평소 얼마나 시달렸으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치매 초기 증상이다. 제 친구도 멀쩡하다가 이상하다가 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