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증시에서 전기·가스·수도 등 유틸리티 업종과 수출 관련주를 중심으로 보유 비중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과 삼양식품이 대표적인 매수 종목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보유율이 가장 크게 오른 업종은 전기·가스업(16.22%)으로, 연초 13.42%에서 2.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오락·문화 업종의 보유율도 7.01%에서 8.27%로 1.26%포인트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전기·가스 업종…한국전력 ‘집중 매수’
전기·가스 업종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한국전력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50.05% 급등했다. 순매수 규모는 5620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 종목 중 4위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에너지 고속도로’ 공약이 한전 주가 상승의 촉매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락·문화와 IT, ‘리오프닝’과 AI 수혜주 주목
오락·문화 업종에서는 강원랜드(260억원), GKL(200억원) 등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저가 매수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IT 서비스 업종에선 네이버(4730억원), 카카오(3760억원), 크래프톤(610억원) 등이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AI 기술 관련 기대감과 함께 실적 회복 가능성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음식료·담배…‘K푸드’ 삼양식품·오리온 주목
음식료·담배 업종에서는 수출 기대감이 높은 K푸드 대표주에 외국인 자금이 몰렸다. 외국인은 삼양식품에 3900억원, 오리온에 830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판매 호조로 연매출 2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오리온은 러시아 등지에서의 수출 성과로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외국인 보유비중 확대는 주가 상승 신호”
증권업계는 외국인 보유 비율 증가를 주가 상승 기대의 선행 지표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이나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 대형 자금이 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틸리티나 수출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반영한 결과”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과 더불어 국내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맞물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투데이 권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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