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이언 윌슨 없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요. 오직 신만이 아시겠죠(God Only Knows)."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83)가 11일(현지시간) 별세한 미국의 전설적인 서프 록 밴드 '비치 보이스' 리더 브라이언 윌슨(82)을 추모했다.
비틀스와 비치보이스는 1960년대 팝계에 대륙을 넘어 대표적인 라이벌로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관계로 유명하다.
특히 '갓 온리 노스(God Only Knows)', '슬룹 존 B(Sloop John B)', '우든트 잇 비 나이스(Wouldn't It Be Nice) 등이 수록된 '세기의 음반'으로 평가 받는 비치보이스 '펫 사운즈'(Pet Sounds·1966)가 중심에서 회자된다.
비틀스가 자신들의 대표작인 명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만들 때 '펫 사운즈'로부터 큰 영감을 받은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매카트니는 '펫 사운즈'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앨범으로, '갓 온리 노스'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꼽았다. 반대로 비치보이스가 윌슨을 중심으로 '펫 사운즈'를 만든 건 당시 비틀스의 활약에 자극을 받아서였다.
매카트니는 윌슨의 부고 소식 직후 그에 대한 추모글을 올리며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윌슨과 함께 촬영한 사진도 소셜 미디어에 올린 매카트니는 "브라이언은 노래를 애절하고 특별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음악적 천재성을 지녔다. 그가 머릿속에서 듣고 우리에게 전해준 음표들은 쉬우면서 동시에 훌륭했다. 저는 윌슨을 사랑했고, 그의 밝고 빛나는 빛과 잠시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존경을 표했다.
호사가들 사이에선 비치 보이스, 비틀스 사이의 '경쟁'이 주로 언급됐지만 윌슨과 매카트니 사이엔 전혀 악감정이 없었다. 서로의 작곡 실력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2000년 윌슨이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을 당시 매카트니는 그의 노래에 얼마나 감동했는지를 얘기했다. "많은 음악과 음표로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건 정말 천재적인 재능의 증거다. 이 사람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자격이 충분하다."
매카트니는 2002년 자선 공연에서 '갓 온리 노스'를 불렀고 2003년 찰스 그라나타의 저서 '우든트 잇 비 나이스: 브라이언 윌슨 앤드 더 메이킹 오브 더 비치 보이스 펫 사운즈(Wouldn't it Be Nice: Brian Wilson and the Making of the Beach Boys' Pet Sounds)'에선 윌슨의 작곡 능력을 칭찬했다. 2007년 영국 라디오1 인터뷰에선 윌슨과 함께 공연해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매카트니는 또한 2021년 거물 프로듀서 릭 루빈과 인터뷰에서 '펫 사운즈' 앨범을 거듭 칭찬하며, 이 앨범이 비틀스의 음악적 기량을 향상시켰고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의 영감이 됐다는 걸 재차 강조했다.
매카트니는 "비치 보이스는 우리의 화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브라이언과 그의 작곡을 중심으로 대륙 간의 경쟁이 조금 있었다"면서 "브라이언은 우리 앨범 중 하나를 듣고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건 '펫 사운즈'였다. 지금도 제 명반 중 하나다. 독특했지만, 여전히 비치 보이스였다"고 했다.
매카트니와 윌슨은 2004년 윌슨의 솔로 앨범 '겟틴 인 오버 마이 헤드(Gettin' In Over My Head)'에서 함께 작업하며 '어 프렌드 라이크 유(A Friend Like You)'라는 곡을 같이 만들었다.
비틀스의 다른 생존 멤버인 드러머 링고 스타도 윌슨을 추모했다. 비틀스 멤버였던 고(故) 존 레넌과 그의 아내 요코 오노의 아들인 션 오노 레넌 또한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브라이언 윌슨의 죽음에 제가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알 것"이라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