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허리통증, '천천히 오래 걷기'가 최고! 빠르기보다 '양'이 중요


 
[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만성 허리통증(요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빨리 걷는 것보다 '많이 걷기'가 더 효과적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100분 이상 꾸준히 걷는 사람이 요통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걷기 운동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하루 100분 이상 걸으면 만성 요통 위험 23% 이상 감소
노르웨이 과기대 폴 야를레 모르크 교수팀은 최근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을 통해 하루 100분 이상 걷는 사람은 78분 미만 걷는 사람보다 만성 요통 위험이 23%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노르웨이 '트뢴델라그 건강 조사(HUNT 연구)'에 참여한 1만1194명(평균 나이 55.3세)을 4년 이상 추적 관찰하며 조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매일 걷는 양과 강도, 그리고 만성 요통 발생의 상관관계를 장기간에 걸쳐 분석한 것이다. 연구 시작 시점에 참가자들은 모두 요통이 없었으며,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매일 걷는 시간과 속도 등을 측정했다. 연구 기간 동안 만성 요통이 발생한 사람은 총 1659명(14.8%)으로 확인됐다.
걷는 시간 늘수록 요통 위험 '뚝'…걷기 강도보다 '양'이 중요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하루 걷는 시간을 기준으로 ▲78분 미만 ▲78~100분 ▲101~124분 ▲125분 이상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걷기 강도는 안정 상태의 기초 에너지 소비량인 분당 대사당량(MET)에 따라 ▲3.00 MET 미만(걷기 속도 4㎞/h 미만) ▲3.00~3.11 MET(4.1~5.4㎞/h) ▲3.12~3.26 MET(5.5~6.4㎞/h) ▲3.27 MET(6.4㎞/h) 이상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하루 걷기 시간이 78~100분인 그룹은 78분 미만 그룹과 비교해 만성 요통 위험이 13% 낮았다. 특히 101~124분 걷는 그룹은 78분 미만 그룹보다 23% 낮았고, 125분 이상 걷는 그룹은 24%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 강도 또한 요통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 3.00~3.11 MET 그룹은 3.00 MET 미만 그룹보다 만성 요통 위험이 15% 낮았고, 3.12~3.26 MET 그룹과 3.27 MET 이상 그룹은 3.00 MET 미만 그룹과 비교해 모두 18% 낮았다. 하지만 걷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만성 요통 위험이 낮아진 것과 달리, 강도와의 연관성은 다소 약한 것으로 나타나 걷는 '양'이 더 중요함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걷기 강도보다는 걷는 양이 만성 요통 예방에 더 뚜렷한 효과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연구팀 관계자는 "요통은 모든 연령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요통으로 인한 보건의료 부담도 계속 증가한다"며 "걷기를 장려하는 정책과 공공보건 전략이 만성 요통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건강한 허리를 위해 꾸준히, 그리고 충분한 시간 동안 걷는 습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